"일본에 '책을 사지 않아도 독서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츠타야라는 서점이 있습니다."
같은 서점을 이야기했지만 각 문장에서 느껴지는 츠타야라는 서점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스토리가 가진 힘입니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다시 질문하겠습니다.
"여러분 브랜드는 어떤 스토리를 고객에게 알려주시나요?"
많은 사업가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가 소비자가 몰라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경우는 구매할 이유를 고객들이 모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 사업가들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위한 검색 시 네이버나 구글 같은 검색 사이트에서 본인 제품이 상위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 브랜드 최초 상기도 (Top-of-mind)라고 부르는 용어가 있습니다. 특정 제품군을 언급했을 때 특정 브랜드가 떠오르는 정도를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스마트폰을 소비자가 떠올렸을 때 갤럭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 구매로 연결될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그래서 상위 노출만큼이나 무언가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억에 오래 남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 스토리가 중요합니다. 리사 크론의 '스토리만이 살 길'에서 한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행동과학자 제니퍼 아커 박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남에게 들은 설명보다 스토리를 통해서 얻은 깨달음을 22배 더 잘 기억한다고 합니다. 브랜드가 자사 제품이 좋다고 그냥 설명을 하는 것보다 스토리를 통해서 제품이 좋다고 깨닫게 만들어 주면 소비자 기억 속에 더 오래 남는다는 것입니다.
브랜드 스토리 목적은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브랜드 스토리를 고를 때 스스로 주제가 올바른지 확인하는 방법은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것입니다. 이 주제가 소비자에게 구매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올바른 브랜드 스토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어떤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이신 분들을 위해서 3가지 주제를 추천하겠습니다.
1. 소비자가 내 제품을 구매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
보통 RTB (Reason to believe or buy)라고 하는데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을 믿어야 하거나 사야 할 이유를 명확히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능이나 품질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 커피가 맛있어요'라고 소비자에게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는 홈페이지에 Direct Trade (직접 거래)라는 단어를 적어 두었습니다. 단순히 '우리 커피가 맛있어요'가 아닌 '해외 커피 산지와 직접 거래(Direct Trade)를 통해 최고의 커피를 가져오기 때문에 맛있습니다'라고 소비자가 믿어야 할 이유를 분명히 제시합니다. 그리고 산지에서 좋은 커피를 고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스토리를 통해서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 냅니다.
출처 : 프릳츠 커피 홈페이지
음식점을 하신다면 우리 제품이 맛있다고 주야장천 이야기해 봐야 소비자들은 쉽게 믿지 않습니다. '특급 호텔에서 20년 넘게 일한 경력'이나 '3대째 이 음식 하나만 만들어 오고 있다'는 세세한 내용을 담은 스토리가 훨씬 더 고객 마음을 움직이기 쉽습니다. 샴푸를 파신다면 '우리 샴푸는 좋아요'보다 '샴푸가 좋다는 실험 결과 데이터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통해 샴푸 기능이 뛰어나다고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소비자가 구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구매 이유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이성적인 관점에서 우리 제품의 기능적 가치를 설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성적인 설명이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인간의 합리적인 존재로 타인에게 인정받길 원합니다. 샤넬이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사는 소비자들 대다수는 인정하건, 인정하지 않건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구매합니다. 하지만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쉽기 때문에 구매 이유를 물어보면 '남들에게 자랑하거나 과시하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이 예뻐서'라거나 '자동차 성능이 뛰어나서'라고 대답을 합니다. 럭셔리나 프리미엄 제품의 합리적인 구매 이유를 판매자가 제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목적은 다르지만 일반 제품이건 럭셔리 제품이건 합리적인 구매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2. 진심, 구매 경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
소비자는 제품 구매 시 오로지 기능만 보고 결정하지 않습니다. 패리스 야콥의 지불된 어텐션을 보면 흥미로운 실험결과가 있습니다. 2012년 사람들에게 마이크로 소프트 빙과 구글 검색 결과에 관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지금 검색 시장 점유율과는 달리 실험에 참여했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빙 검색 결과가 더 뛰어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더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엄청난 결과 차이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기능도 보지만 브랜드 스토리가구매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칩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밋밋한 브랜드 스토리에 비해 구글의 창업자나 프로그램 개발 이야기가 사람들의 흥미를 더 끌었습니다.
구매 경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이야기 주제로는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얼마나 진심인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스토리는 제품과 직접적인 기능 이야기가 아닌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식당을 운영 중이라면 음식 이야기가 아닌 고객 식사 경험 향상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에 관한 스토리입니다.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그냥 물이 아닌 둥글래 차를 제공한다거나, 식사하는데 긴 머리 때문에 신경 쓰이는 분들을 위해 머리끈을 준비하는 것과 같이 고객을 향한 진심을 담은 이야기가 효과적입니다.
더블엔 이라는 비타민을 파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에는 멋진 브랜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단순히 좋은 비타민을 판매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비타민을 먹는 것까지 도움을 준다는 진심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더블엔 대표님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이 있습니다. 이 방에서는 매일 비타민을 먹고 인증샷을 올리는 고객들이 모여있습니다. 대표님이 이 방을 운영하게 된 것은 비타민을 구매만 하고 꾸준히 먹지 않는 고객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까라는 진심 담긴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브랜드 호감도를 높여줍니다.
출처 : 더블엔 홈페이지
흔히들 한 번씩 이런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냥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인데 그 사람 직업이 의사라거나 변호사와 같은 직업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이 다시 보이는 경험을요. 사람은 바뀌지 않았는데 왜 그 사람이 다시 보일까요? 그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더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여러분이 고객들에게 진심이라는 스토리를 알리는 것은 고객들에게 또 다른 의미가 됩니다.
3. 창업자나 대표이야기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이 사과를 사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은 망설입니다. 어떤 사과일지 모르는 고민도 있지만 이 사람을 처음 만났기 때문에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같은 사과라도 친한 친구가 권하면 우리는 쉽게 구매를 결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제품이 아닙니다. 누가 파느냐입니다.
소비자가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제품이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브랜드 신뢰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대부분 소비자가 나이키나 아이폰을 사면서 제품 소재나 사양을 매우 꼼꼼히 살피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브랜드를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신발이더라도 나이키가 파는 것과 처음 듣는 브랜드가 파는 것은 판매량이 달라집니다.
창업자나 대표 이야기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어떻게 해서 이 사업을 하게 되었고, 사업을 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보람을 느끼는지, 고객 만족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와 같은 이야기는 소비자 관심도 끌기 좋고 브랜드 신뢰도도 높여줍니다. 브랜드 스토리를 고민하실 때 본인 이야기가 너무 평범하다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브랜드 스토리가 물론 테슬라의 일런 머스크처럼 드라마틱하거나, 세상에 없었던 이야기를 담으면 효과가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이야기도 사업에 대한 진심만 담겨 있다면 충분히 브랜드 스토리로서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많은 다른 브랜드는 창업자나 대표 생각을 담은 브랜드 스토리를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창업자나 대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여전히 차별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나 버거의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에서 모든 구매 결정의 20~50%는 입소문이 주요 요인이라고 합니다. 이 중요한 입소문이 나기 위해서는 이야깃거리가 있었야 합니다. 우리가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소한 위의 3가지 주제를 담은 이야기는 입소문 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꼭 한 번 위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시고 여러분의 인스타그램, 블로그, 홈페이지 등에 올려서 소비자에게 알려주시길 추천드립니다. 브랜드 스토리 목적은 여러분 제품이 세계 최고라고 설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통해서 고객에게 여러분 진심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부산] 2월 17일(토) / [서울] 2월 24일(토)
44. 클루지 - 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
역행자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유명한 책. 오래전 사서 집에 계속 두었다가 최근에 읽게 됨.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간 심리에 관한 이야기. 사람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됨.
*우리 인간들은 친숙한 것을 선호한다. 우리 선조들 관점에서 이런 의사결정은 생존에 매우 도움이 되었다. 확률상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훨씬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흔히들 무언가를 파는 사람들은 검색 시 상위 노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당연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상위에 3개 제품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무조건 최상위에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친숙한 브랜드를 선택한다고 한다. 상위 노출도 중요하지만 브랜드를 꾸준히 알려서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도 중요하다. 재미있게도 브랜드 노출도가 상승하면 호감도도 함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음.
*인간 의사결정에는 본인 신념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너무 당연한 말 같겠지만 사실적 근거보다 신념을 더 선호한다는 게 재미있다. 확증편향이라고 부르는데 인간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경쟁사보다 기능적으로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도 간혹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기능 문제가 아닌 소비자가 가진 확증 편향인 경우다. 아이폰에 확증 편향을 가진 고객이 기술적으로 뛰어난 갤럭시 폴더폰으로 쉽게 선택을 바꾸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설명될 수 있다. 브랜드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브랜드 팬이 확보되면 경쟁사 등장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이 가능한 이유가 이런 확증 편향 때문이다.
*10만 원짜리 운동화를 3만 원 싸게 살 수 있다면 많은 소비자들이 시내 반대편까지 차를 몰고 간다. 하지만 100만 원짜리 텔레비전을 3만 원 싸게 살 수 있다고 시내 반대편까지 차를 몰고 가진 않는다. 경제학자 관점에서는 이런 사고는 매우 비합리적이다. 차를 몰고 가는 것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운전자 시간의 가치와 자동차 기름값이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참고로 소비자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민감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소비자가 가격이 비싸거나 싸다고 결정하는 것은 본인이 가진 기준 가격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순대국밥이 20,000원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만원 내외로 먹던 기억이나 경험이 기준되는 가격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순대국밥이 4,000원이라고 하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램 쉥크 (Lamb Shank)가 20,000원이라고 이야기하면 이 음식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비싼지 싼 건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스스로가 가진 기준 가격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새로운 카테고리에 편입시켜서 소비자들에게 전혀 다른 표현 방식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쓰는 경우도 있다. 침대라고 하면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격이 있다. 하지만 침대가 아니라 에이스라고 하면 에이스가 정한 가격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도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동료 직원들의 평균 수입이 900만 원인 직장에서 800만 원을 받을 때보다 동료 평균 수입이 600만 원인 곳에서 700만 원을 받을 때 훨씬 더 행복해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데 가격이 비싸고 싸다고 느끼는 것 도 비교 대상을 무엇으로 정하냐가 큰 영향을 미친다. 겨울 패딩 상점 앞에 2,000만 원짜리 비싼 제품을 몇 개 전시한 것을 보고 매장 안에서 300만 원짜리 패딩을 보면 말이 안 되지만 이건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직장인 대상으로 업무능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본인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건 사업가들도 비슷한데 본인 사업적 역량이 평균 이상이라고 믿는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한 인터넷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인 소비자들은 사이트 내용보다 시각적 단서 같은 피상적 측면에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고 한다. 연구에 참여한 절반 정도의 소비자는 사이트 구도, 글자체, 색상, 도식 등 시각적 매력에 근거에 사이트 신뢰성을 평가했다고 한다.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